삼성중공업 파업 씨알이 먹히기는 할까?
정말 놀랍다. 삼성중공업이 파업이라는 것을 하다니 말이다. 더구나 이와 같은 행보는 조선업계의 빅3 중 최초이기에 더욱이 그렇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이들의 파업이 씨알이나 먹힐까 하는 걱정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이번 파업을 주도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그런 노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삼성 노동자협의회는 엄밀히 말하면 비노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조합원들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노조와는 달리 자신들의 회사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고 있으며 단결권, 단체행동권, 단체교섭권 등 노동3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번 삼성중공업 파업은 사측에서 마음먹고 대응한다면 불법파업으로 역공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비록 1시부터 4시간 동안 진행되는 짧디 짧은 파업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삼성중공업 주가 무려 월봉인데 차트가 말해주고 있는 현실...
하지만 삼성중공업 파업이 전혀 영향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일전에 언급하였듯이 조선사 빅3 중 처음으로 파업을 하였다는 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조선업계는 불황 중의 불황이다. 이웃나라 중국에서 저렴한 가격과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으로 무장하여 국내 조선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실제로 많은 조선소들이 일감이 없어 공장문을 잠시 닫거나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다. 즉 지금 사측도 사측이지만 노측도 분명 불만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상황이라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이 파업을 시작하였으니 대우, 현대 노조도 가만히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더구나 이들은 파업하면 삼성 노협과는 달리 노조로서 적극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이들이 파업을 한다고 하여 없던 일감이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는 사측에 일말의 메세지는 던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사실 노측의 편이 아니다. 현재 파업을 하는 이들은 정규직이다. 허나 전체적인 직원들의 비율을 따지자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이 훨씬 많다. 사측에 더 이익이니 이런 비율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에 여론은 현재 정규직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서로 구조적으로는 공생하기 어려운 관계이다. 정규직이 늘어나면 그만큼 일정 예산으로 고용할 수 있는 직원들의 수가 줄어든다. 결국 이는 안그래도 정규직이 아니라 언제 짤릴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비정규직들의 비애로 이어진다. 지금은 조선업계에 불황이 한창이다. 비정규직들은 당연히 자리를 떠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정규직들이 살아보겠다고 파업을 벌이니 이들의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이다. 과연 삼성중공업 파업은 씨알이나 먹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