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대체복무제라도 해야할 듯
어이가 없다. 정말이지 오래살고 볼 일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란 걸 오늘 다시 깨달았다. 양심적 병영거부가 무죄라니 참으로 신기방통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18일 그러니 오늘이다. 병역법 위반으로 검찰 항소를 받은 한 청년에게 광주지법은 이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해당 청년의 어린 시절과 종교적인 신념을 고려하고 보았을 때 그의 병역거부가 양심에 따른 것으로 보이며, 개인적인 종교와 양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임에 형사적인 처벌로 이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뭐... 전체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종교의 자유가 있고 이를 보장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북한과 정전이 아닌 휴전상태로 아직 전쟁 중인 나라다. 덕분에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국방의 의무를 지게 된다. 선택이 아닌 의무란 소리다.
누구는 좋아서 군대를 가는가? 지금 징병제로 인하여 입대하는 사람 10명을 붙잡고 물어보라. 십중팔구 억지로 간다는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필자도 군대를 정말 가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갔다. 우리가 가지 않으면 북한에게 우리 가족과 지인들이 처참히 짓밟힐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의도치 아니하게 입대를 하고 2년을 거의 무급에 가까운 수준을 받으면서 굴렀는데 오늘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소리가 들렸으니 웃음이 절로난다. 아마 오늘 이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군필자들은 필자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고 허탈한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누군 좋아서 했냐고....
우리 뿐만이 아니다. 역시나 달가운 사람들은 아니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를 죄목으로 하여 1년 6개월의 형을 이미 마치고 나와 전과자가 된 종교인들 또한 어느정도 열이 뻗쳤을 것이다. 자기들도 똑같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인데 누구는 운 좋게 무죄를 받았으니 말이다. 얼마나 배가 아팠을까.
솔직한 말로 오늘 해당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무고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체복무제라도 만들어두고 그랬어야한다. 총을 종교적인 이유로 잡지를 못한다고 한다면 그럼 총말고 다른 걸 쥐어주면은 될 것이지 않은가? 전경이나 의경으로라도 보내던지 아니면 공익들이 기피하는 요양원이나 복지원같은 곳에라도 보내던지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방법은 많지 않은가?
제대로 고려해본다면 이보다 더 많은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국방의 의무를 면제시켜주는 대신 국방세를 엄하게 거둬 안그래도 월급이 적은 장병들의 월급을 조금이라도 올려준다거나, 시추부대처럼 비전투부대에 전적으로 일만 하는 인원으로 보낸다던지, 지금은 대부분의 부대에 있는 급양아주머니처럼 식사만 담당하는 인원으로 보내는 등의 방법들은 생각하면 얼마든지 있다.
진심 이대로 그냥 "넌 착실한 종교인이니 무죄"라고 그냥 넘어갈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제와 같은 다른 방안들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고 앞으로 계속 무죄를 찍어주면 이미 국방의 의무를 다 한 사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억울해서 살겠나....
앞으로 아들을 낳게 된다면 어릴때부터 해당(?) 종교와 관련된 교회를 찾아가 열심히 사진을 찍어놓으면 이득이 될지도 모르겠다. 거의 2년에 가까운 시간을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고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보내야 할 곳을 면제받을 수도 있으니까.